Surprise Me!

[세계를 보다]조롱 대상 전락한 ‘1천 년 역사’ 英 왕실

2021-03-14 143 Dailymotion

이건 프랑스 잡지 '샤를리 에브도'의 최신호 표집니다.<br /><br />영국 엘리자베스2세 여왕이 해리 왕손 부인인 메간 마클의 목을 무릎으로 누르고 있죠.<br /><br />왕실에서 인종차별을 당했다 마클이 폭로한 이후, 천 년 역사 영국 왕실은 조롱거리가 됐습니다.<br /><br />세계를보다, 한수아 기자입니다.<br /><br />[리포트]<br />해리 왕자의 어머니이자 찰스 왕세자의 아내였던 고 다이내나 왕세자빈.<br /><br />1995년 영국 공영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왕실 생활의 속살을 솔직히 털어놓았습니다.<br /><br />[故 다이애나 스펜서 / 영국 왕세자빈]<br />"아마도 전 왕실에서 우울증을 겪은 첫 번째 사람이거나 드러내놓고 눈물을 보인 첫 번째 사람일 겁니다."<br /><br />그로부터 26년 뒤 이번엔 며느리가 폭탄 발언을 했습니다.<br /><br />[메건 마클 / 영국 왕손빈(미국 CBS 인터뷰)]<br />"(왕실에 있을 때) 전 더 이상 살고 싶지 않았습니다. 아들이 태어났을 때 피부색이 얼마나 어두울지에 대한 걱정과 대화가 왕실에서 오갔어요."<br /><br />흑인 혼혈, 이혼녀, 할리우드 배우 출신 마클의 인터뷰는 영국 사회에 파란을 일으켰습니다.<br /><br />[안나 화이트록 / 런던 대학 왕실역사학 교수]<br />"백인 특권에 기반한 군주제가 시대착오적인 제도라는 생각에 불을 붙인 겁니다."<br /><br />사실 해리 왕손이나 어린 아들 아치가 왕이 될 확률은 그리 높지 않습니다.<br /><br />왕위 계승 서열에서 찰스 왕세자가 1위, 윌리엄 왕세손이 2위, 윌리엄 왕세손의 장남인 조지 왕자가 3위입니다.<br /><br />이어 샬럿 공주와 루이 왕자, 윌리엄 왕세손의 동생인 해리 왕손은 6위에 그칩니다.<br /><br />그러다보니 해리 왕손 부부는 눈치 보지 않고 더 자유롭고 더 당당하게 말하고 <br /><br />형은 그런 동생을 반박하며 '이미지'를 지키기 위해 애씁니다.<br /><br />[현장음]<br />"(왕실이 인종차별한 게 사실입니까?)"<br /><br />[윌리엄 윈저 / 영국 왕손]<br />"우리는 인종차별하는 가족이 아닙니다."<br /><br />이런 모습을 지켜보는 할머니도 당혹스럽습니다.<br /><br />69년째 권좌를 지키고 있는 올해 아흔 넷의 엘리자베스 2세 여왕.<br /><br />아버지가 폐암으로 죽자 스물 다섯에 여왕에 오릅니다.<br /><br />[넷플릭스 드라마 '더 크라운']<br />"개인적 감정은 여왕으로서의 본분을 다하기 위해 버려야 한다. 나 자신보다 반드시 왕위가 먼저여야 한다."<br /><br />그래서일지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은 손주 부부의 폭탄 발언 몇 시간 전에도 평상심을 잃지 않으려<br />TV 앞에 섰습니다.<br /><br />[엘리자베스 2세 / 영국 여왕(지난 7일)]<br />"(코로나19) 고난의 시간은 우리가 누리는 상호 지지와 정신적 자양분에 대해 감사할 수 있게 했습니다."<br /><br />현재 영국에서 여왕은 사실상 내각 조언을 따르는 명목상 권한만 갖고 있습니다.<br /><br />이미지 정치, 왕실 브랜드화라는 말이 그래서 나옵니다.<br /><br />[데이비드 매클루어 / 영국 왕실 분석가]<br />"오늘날 왕실은 이미지입니다. 실제로 왕실은 강한 권력을 갖고 있지 않고 그들이 지닌 건 브랜드일 뿐입니다."<br /><br />[한수아 기자]<br />"저는 영국 대사관 앞에 나와 있는데요.<br /><br />영국 왕손 부부의 인터뷰로 영국 시민들의 반응은 크게 엇갈렸습니다.<br /><br />고령층은 왕실에 지지를 보낸 반면, 젊은층은 해리 왕손 부부의 손을 들어줬습니다.<br /><br />[코리나 미첼 / 영국 시민(50세)]<br />"굉장히 개인적인 얘기잖아요. 특히 왕실은 그런 폭로에 기분이 나쁠 거예요."<br /><br />[알리야 에이켄 / 영국 시민(18세)]<br />"인종 차별은 특히 영국에서 정말 심하다고 느낍니다. 굉장히 용기를 냈다고 생각해요."<br /><br />사진 속에선 늘 단란해보였던 영국 왕실.<br /><br />1천 년 역사의 군주제가 왕세손 부부의 폭로에 흔들리고 있습니다.<br /><br />세계를 보다, 한수아입니다.<br /><br />sooah72@donga.com<br />영상취재: 권재우<br />영상편집: 유하영

Buy Now on CodeCanyon